【1994년 6월 13일】 O.J. 심슨 : 스포츠의 전설에서 ‘세기의 피고인’까지, 미국을 뒤흔든 한 남자의 이야기

 

1. 스타로 떠오르다 : 심슨의 눈부신 스포츠 경력

 

오렌탈 제임스 심슨(Orenthal James Simpson), 줄여서 O.J. 심슨, 그는 미국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유명한 러닝백 중 한 명으로 손꼽힙니다.

 

1947년 7월 9일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심슨은, 청소년 시절부터 남다른 운동신경을 보이며 미식축구 스타로 성장했습니다.

 

그는 USC(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활약하며 하이즈먼 트로피(Heisman Trophy)를 수상했고, 이는 미국 대학 미식축구 최고의 영예로 여겨집니다. 이후 1969년 NFL 드래프트 1순위로 버펄로 빌스(Buffalo Bills)에 입단해 프로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1990년 O.J. 심슨 [출처 : 위키백과]

 

가장 인상적인 기록은 1973년 시즌, NFL 최초로 2,000 야드 이상 돌파입니다. 이 기록은 오늘날까지도 명예롭게 회자됩니다. 은퇴 후 심슨은 스포츠 해설자와 영화배우로 활동하며 미국 대중문화의 한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 은퇴 후 방송과 영화계 진출

 

은퇴 후에도 심슨은 대중의 관심을 계속 받았습니다. 그는 스포츠 해설자로 NBC 등 주요 방송사에서 활동하며 밝고 매력적인 이미지를 구축했습니다. 또한, 『나키드 건(Naked Gun)』 시리즈 같은 코미디 영화에 출연해 배우로도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삶과는 달리, 사생활에서는 아내 니콜 브라운과의 불화, 가정폭력 등의 문제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3. 1994년 6월 13일 : ‘O.J. 심슨 사건’의 시작

 

1994년 6월 13일 새벽, 로스앤젤레스 브렌트우드의 고급 주택가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심슨의 전처인 니콜 브라운 심슨과 그녀의 친구 로널드 골드먼이 잔혹하게 흉기에 찔려 사망한 채 발견된 것입니다.

 

현장은 처참했고, 수사는 빠르게 O.J. 심슨을 주요 용의자로 지목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는 경찰의 출두 요청을 무시하고 도주를 감행했습니다. 이때 사용된 차량은 백색 포드 브롱코 SUV로, 심슨은 친구 알 카울링스와 함께 로스앤젤레스 고속도로를 시속 50km로 달리며 경찰의 추격을 받았습니다.

 

이 저속 추격전은 생중계되며 약 9,500만 명이 시청했고, 이는 미국 범죄 역사상 유례없는 미디어 이벤트가 되었습니다.

 

4. ‘세기의 재판’ : 372일간 미국을 뒤흔든 법정 공방

 

심슨은 체포된 후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후 1995년까지 진행된 재판은 전 세계의 관심을 받으며 ‘세기의 재판’으로 불렸습니다. 재판은 단순한 살인사건을 넘어 인종, 권력, 미디어, 미국 사법체계의 문제점이 복잡하게 얽힌 사회적 이슈로 확산되었습니다.

 

심슨의 변호인단은 이른바 ‘드림팀(Dream Team)’이라 불리는 최고 변호사들로 구성되었습니다. 그중에는 유명 인권 변호사인 조니 코크런, 법의학 전문가 배리 셰크, 형사법 전문가 로버트 샤피로 등이 있었습니다. 또한, 카다시안 가문의 로버트 카다시안도 그의 변호인단 중 한 명이었습니다.

 

변호인단은 경찰이 증거를 조작했다는 주장을 제기했고, 특히 피 묻은 장갑이 심슨의 손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배심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결국 1995년 10월 3일, 배심원단은 무죄 평결을 내렸고, 심슨은 석방되었습니다.

 

5. 민사소송 : 무죄지만 책임은 있었다

 

형사 재판에서는 무죄를 받았지만, 피해자 유족들은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997년, 민사 법원은 심슨에게 총 3,350만 달러(한화 약 400억 원)의 손해배상 및 징벌적 손해배상을 명령했습니다.

 

이 판결은 심슨이 직접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법적 확증은 아니지만, ‘과실 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판결로 평가받습니다.

 

이후 심슨은 재산 대부분을 잃고, 파산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이때부터 대중의 지지를 잃고, ‘과거의 인물’로 점점 잊혀져갔습니다.

 

6. 다시 수감 : 2007년 무장 강도 사건

 

2007년, 심슨은 또다시 법정에 서게 됩니다. 이번에는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방에서 스포츠 기념품을 되찾기 위해 무장 강도 행위를 벌인 혐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그는 납치, 강도, 불법 무기 소지 등 12가지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고, 최고 33년형을 받았습니다.

 

그는 2017년 가석방되어 다시 사회로 복귀했지만, 미국 사회와 언론은 그를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의 평판은 완전히 추락한 상태였습니다.

 

7. 2024년 4월 10일 : 심슨의 사망

 

2024년 4월 10일, O.J. 심슨은 전립선암 투병 끝에 향년 76세로 사망했습니다. 그는 네바다주 자택에서 가족들과 함께 임종을 맞이했습니다. 가족은 심슨의 사망 소식을 조용히 발표했으며, 장례는 비공개로 치러졌습니다.

 

사망 후에도 언론과 대중은 그의 생애를 두고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일부는 그를 여전히 NFL의 전설로 기억했지만, 많은 이들은 “속죄 없는 죽음”이라며 그의 삶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8. O.J. 심슨이 남긴 것 : 스포츠, 범죄, 그리고 사회의 거울

 

O.J. 심슨 사건은 단순한 범죄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미국 사회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 정의는 권력 앞에서 평등한가?
• 미디어는 공정한가?
• 인종은 법적 판단에 영향을 주는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의 몰락이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해주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9. 요약 및 결론

 

• 출생 : 1947년 7월 9일
• 사망 : 2024년 4월 10일 (향년 76세)
• 주요 경력 : NFL 스타, 배우, 해설자
• 사건 : 1994년 니콜 브라운 & 골드먼 살해 사건
• 형사 재판 : 1995년 무죄
• 민사 소송 : 1997년 유죄, 3,350만 달러 배상
• 후속 사건 : 2007년 무장 강도 → 33년형 → 2017년 가석방
• 사망 : 전립선암으로 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