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753년 4월 21일】 로마의 전설적 탄생
1. 로물루스와 레무스, 늑대 소년들의 도시 건국 이야기
오늘날 세계사의 중심지 중 하나인 로마, 그 기원의 전설은 두 형제의 비극과 신화로부터 시작됩니다.
기원전 753년 4월 21일, 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티베르 강가의 언덕에서 도시를 세웠다고 전해집니다.
이날은 로마인들이 자신들의 도시가 시작된 것으로 믿은 ‘로마의 탄생일’이며, 이 전설은 로마의 정체성과 역사 의식의 상징으로 수천 년간 전해져 왔습니다.
2. 늑대가 키운 쌍둥이 : 로마 건국 신화의 시작
전설에 따르면,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전쟁의 신 마르스(Mars)와 여사제 레아 실비아 사이에서 태어난 신성한 혈통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왕권을 위협할 존재로 간주되어 숲속에 버려졌고, 놀랍게도 한 암늑대가 이들을 발견해 젖을 먹이며 기른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늑대는 로마의 상징 동물이 되었고, 로마의 유명한 조각상 ‘카피톨리노의 늑대’(Lupa Capitolina)는 이 장면을 형상화한 유물입니다.
3. 형제의 싸움, 로마의 이름이 되다
쌍둥이는 장성한 후 자신들을 버린 왕 아물리우스를 몰아내고, 정당한 왕위 계승자인 할아버지 누미토르를 복위시켰습니다.
이후 두 형제는 자신들만의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로마 일곱 언덕 중 하나인 팔라티노 언덕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도시의 경계를 정하는 과정에서 누가 왕이 될 것인가를 두고 다툼이 벌어졌고, 결국 로물루스가 동생 레무스를 죽이고 도시의 지배자가 됩니다.
그리하여 도시의 이름은 ‘로물루스’에서 유래한 로마(Rome)가 되었고, 로물루스는 로마의 초대 왕으로 추앙받게 되었습니다.
4. 전설과 역사의 경계
이 이야기의 대부분은 신화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역사적 사실로 직접 증명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신화는 단순한 전설을 넘어, 로마인의 국가 정체성과 위대함에 대한 믿음을 상징합니다.
약 700년 후, 로마의 역사학자 리비우스(Livy)는 『로마사』를 집필하며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신화를 통해 로마가 처음부터 특별한 운명을 지닌 도시였음을 강조했습니다.
5. 로마 달력의 시작점
고대 로마인들은 기원전 753년 4월 21일을 로마의 공식 건국일로 삼았고, 이 날짜를 기준으로 연도를 계산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로마가 단순한 도시가 아니라, 신과 전설이 함께한 운명의 땅이라는 인식을 드러냅니다.
6. 전설이 남긴 도시, 로마
로마의 건국 신화는 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입니다.
왕권을 둘러싼 암투, 형제의 비극, 늑대의 보호, 신의 혈통, 도시의 이름에 얽힌 이야기까지—이 전설은 고대 로마인들이 품었던 자긍심과 위대한 시작에 대한 믿음을 대변합니다.
비록 역사적으로 확증되지는 않았지만, 이 신화는 로마라는 도시의 위상과 문명의 정체성을 형성한 핵심 이야기로 오늘날까지도 강력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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