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539년】 키루스, 바빌론을 정복하고 유대인을 해방하다
기원전 539년, 고대 중동의 정치 지형을 바꾸는 대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페르시아 제국의 창시자인 키루스 대왕(Cyrus the Great)이 바빌론을 무혈로 정복하고, 강제 추방됐던 유대인들을 고국인 유다로 돌아가게 한 것입니다. 이 사건은 유대교 역사뿐 아니라 세계사에서도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습니다.
1. 배경 : 바빌론 유수와 유대인의 추방
기원전 597년, 바빌로니아 왕 네부카드네자르 2세는 유다 왕국을 정복하고 예루살렘을 함락시킨 뒤, 왕족과 백성 수만 명을 바빌론으로 강제 이주시켰습니다. 이는 '바빌론 유수'로 알려졌고, 유대인 역사에 깊은 상처로 남았습니다.
2. 키루스 대왕의 정복
페르시아의 키루스는 기원전 549년 메디아를, 이후 리디아를 차례로 정복하며 세력을 넓혔습니다. 마침내 기원전 539년 10월 12일, 유프라테스 강의 흐름을 변경하는 전략을 통해 바빌론을 유혈 없이 점령했습니다. 당시 바빌론의 왕 나보니두스는 사제들의 지지도 잃고 패주했습니다.
정복 후 키루스는 자신을 “세상의 네 방면을 다스리는 왕”이라 선언하며 세계 최초의 다민족 제국을 이끌었습니다.
3. 유대인 해방과 귀환
키루스는 바빌론 왕으로서 행한 첫 조치 중 하나로, 바빌론에 거주 중이던 유대인을 해방했습니다. 약 4만 명에 달하는 유대인이 유다로 돌아갈 수 있었고, 그들은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며 잃어버린 신앙과 문화를 회복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귀환한 유대인들은 이미 유다 땅에 정착해 있던 사마리아인들과 마주하게 되었고, 종교와 정치적 갈등은 이후 오랜 기간 지속됐습니다. 이 갈등은 훗날 예수 시대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4. 유산과 평가
유배지에서도 유대인들은 신앙과 전통을 지키며, 히브리 문자 발전, 장로 체계 정립, 의식 유지 등을 이루어냈습니다. 키루스를 해방자로 기억한 유대인들은 그를 “하나님이 기름 부은 자”로까지 묘사했습니다.
“내가 키루스를 일으키리니, 그가 나의 성읍을 건축할 것이며 사로잡힌 내 백성을 놓으리라.”— 《이사야서》 45장 1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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