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0일 화요일

【1943년 6월 10일】 볼펜, 세상에 다시 태어나다

1943610볼펜, 세상에 다시 태어나다

 
오늘날 누구나 사용하는 볼펜(ballpoint pen)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개발되어, 이후 전 세계의 필기 문화를 바꿔놓은 중요한 발명품입니다. 이 획기적인 필기구를 발명한 사람은 헝가리 출신의 신문기자 라디즐로 비로(László Bíró)입니다.
 

불편함에서 시작된 발명

 
신문기자로 활동하던 비로는 만년필의 한계에 늘 불만이 많았습니다.
  • 잉크는 금세 마르고,
  • 펜촉은 종이를 찢기 일쑤였습니다.
그는 보다 실용적인 필기구를 고안하게 되었고, “대롱에 잉크를 넣고, 아래에 작고 회전하는 공을 붙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형제와 함께 만든 볼펜의 원형

 
하지만 문제는 잉크의 점도였습니다. 기존 만년필용 잉크는 너무 묽어 종이를 젖게 만들었습니다. 이에 비로는 동생이자 화학자인 게오르그 비로와 함께 점도가 높은 잉크를 개발하고, 1938년 볼 베어링이 달린 펜촉과 함께 특허를 받습니다.
 

2차 세계대전과 아르헨티나 망명

 
전쟁의 혼란 속에서 볼펜은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비로 형제는 아르헨티나로 망명, 그곳에서 기술을 더욱 개선해 1943610, 다시 한 번 특허를 획득하며 볼펜을 공식적으로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첫 고객은 영국 공군

 
새로운 볼펜은 고고도에서도 잉크가 새지 않고, 건조하지 않으며, 거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영국 공군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실용성과 내구성이 입증된 셈입니다.
 

상업적 성공은 다른 사람의 몫?

 
그러나 볼펜을 통해 가장 큰 수익을 거둔 사람은 발명자가 아니었습니다.
미국인 밀턴 레이놀즈(Milton Reynolds)는 아르헨티나 여행 중 이 볼펜을 보고 이를 바탕으로 1945년 뉴욕에서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그는 폭발적인 판매 성공을 거두며 수백만 달러의 수익을 올립니다.
 

최종 승자, 프랑스의 ‘BIC’

 
이후 수많은 기업들이 볼펜 시장에 뛰어들었고, 특허권 소송도 이어졌습니다.
결국 상업적 경쟁의 최종 승자는 1945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마르셀 비크(Marcel Bich)BIC 사였습니다. BIC는 단순하면서도 저렴한 볼펜 디자인을 앞세워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게 됩니다.
 

발명가 비로를 기리는 발명의 날

 
비로는 상업적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그의 발명은 전 세계인의 삶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아르헨티나는 매년 929일을 발명의 날(Día del Inventor)’로 기념하고 있으며, 이는 바로 비로의 생일입니다.
 
지금도 남미와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볼펜을 비로(Biro)’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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