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6월 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비상사태 해제

【1990년 6월 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비상사태 해제

 

1990년 6월 8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드 클레르크(F.W. de Klerk, 1936~2001) 대통령은 의회 연설을 통해 1986년부터 이어져 온 비상사태를 공식 해제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는 남아공 역사에서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종식으로 가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된 날이었습니다.

 

비상사태 선포의 배경

 

1986년, 당시 대통령이었던 빌렘 보타(P.W. Botha, 1916~2006)는 인종 차별에 저항하는 흑인들의 봉기와 갈등을 무력으로 진압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이 조치는 흑백 갈등뿐 아니라 흑인 간의 정치적 분열을 억제하는 데에도 사용되었으며, 국제사회의 비판을 불러왔습니다.

 

비상사태 해제와 정치범 석방

 

드 클레르크 대통령은 비상사태 해제와 함께, 아프리카 민족회의(ANC)와의 협의 아래 48명의 정치범을 석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는 이 조치가 아파르트헤이트 종식을 위한 협상의 주요 장애물을 제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 1918~2013)를 비롯한 인권 운동가들은 “민중의 승리”라고 환영하며, 화해와 평화의 시대가 열릴 가능성에 희망을 표했습니다.

 

나탈 지역은 제외

 

다만, 당시 흑인 정치 세력 간의 분쟁이 격화되어 약 1,000명이 사망한 나탈 주의 크와줄루 홈랜드 지역은 이번 해제 조치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이는 남아공 내부의 정치적 복잡성을 반영하는 결정이었습니다.

 

역사적 의미

 

1990년의 비상사태 해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상징적인 순간으로 평가됩니다. 이후 넬슨 만델라는 석방되었고, 인종차별 정책은 점차 폐지되었으며, 1994년에는 역사적인 첫 자유 총선이 치러져 만델라가 대통령에 취임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