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0일 화요일

조고(趙高) - 진나라를 무너뜨린 환관, ‘지록위마’ 고사의 주인공

조고(趙高) - 진나라를 무너뜨린 환관, ‘지록위마고사의 주인공

 
  • 출생 : 기원전 258
  • 사망 : 기원전 207
 
중국 진나라 말기, 진시황의 죽음 이후 혼란의 한가운데에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바꾼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조고(趙高, 기원전 258~ 기원전 207)입니다. 그는 환관 출신으로 진나라 권력의 정점에 올랐고, 결국 제국의 몰락을 앞당긴 핵심 인물이었습니다. 특히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지록위마, 指鹿為馬)”는 고사성어의 유래로도 유명하죠. 이 글에서는 조고의 생애와 진나라의 멸망, 그리고 역사적 의미를 되짚어 보겠습니다.
 

조고의 출신과 부상

 
조고는 원래 조나라 왕실의 먼 친척 출신이었으나, 가족이 형벌을 받아 비천한 신분으로 전락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형법(獄法)에 매우 능통했고, 이 점을 높이 산 진시황에 의해 등용됩니다.
 
그는 중거부령으로 시작해 시황제의 옥새를 담당하는 부새령까지 지내며 권력에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 진시황의 막내아들이자 후일 이세황제가 되는 호해의 스승으로서 깊은 신뢰를 얻게 되죠.
 

조고, 황제를 갈아치우다

 
기원전 210, 진시황이 사망하면서 조고는 진정한 권력의 중심으로 나아갑니다. 시황제의 유언으로는 장남 부소가 후계자였지만, 조고는 이를 조작해 호해를 황제로 옹립합니다.
 
이 과정에서 승상 이사와 손잡고 부소와 명장 몽염에게 자살을 강요했습니다. 후계자를 조작하고 충신을 제거한 조고는, 실질적인 진나라의 최고 권력자가 되었죠.
 

독재와 숙청, 그리고 공포

 
이세황제가 즉위하자 조고는 낭중령으로서 국정을 사실상 장악했습니다. 황제가 신하들과 직접 상의하지 못하게 만들고, 대신들을 이간질했습니다.
 
그는 공자들과 공주들을 숙청해 10명의 공주가 사지가 찢기고, 수많은 대신들이 억울하게 처형됐습니다. 승상 이사마저 조고의 모함에 의해 고문당하고 죽음을 맞이하죠.
 
그 결과 진나라의 정치체계는 조고 중심의 독재로 전락합니다.
 

지록위마” - 권력으로 황제를 속이다

 
조고가 얼마나 권력을 휘둘렀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일화가 바로 지록위마입니다그는 사슴을 바치며 이것은 말이다라고 주장했고, 황제가 당황하자 신하들이 하나같이 맞습니다, 말입니다라고 따릅니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황제는 현실 감각을 잃고, 결국 조고에게 완전히 휘둘리게 됩니다. 이 고사에서 유래된 지록위마는 거짓 권위에 굴복한 현실을 풍자하는 고사성어로 널리 쓰이게 됩니다.
 

조고의 최후 칼끝은 그에게로

 
진승ㆍ오광의 반란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반란이 일어나자, 조고는 이를 은폐하려 했고, 이세황제는 현실을 깨닫고 조고를 질책합니다.
 
결국 조고는 망이궁에 머물던 황제를 협박해 자살시킵니다. 이후 조고는 새로운 왕으로 공자 자영을 옹립하지만, 자영은 그를 의심하고 사람을 보내 조고를 암살합니다. 조고는 그렇게 자신이 세운 권력의 칼날에 의해 생을 마감했습니다.
 

진나라의 몰락과 조고의 책임

 
조고가 이세황제를 꼭두각시로 만들고, 중신들을 모두 제거하면서 진나라는 급속히 붕괴됐습니다.
 
불과 3년 만에 전국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나 제국은 붕괴의 길로 접어들었고, 결국 유방(한고조)과 항우의 군대에 의해 진나라는 멸망합니다.
 

조고의 교훈

 
조고는 한 사람의 야욕과 사리사욕이 한 제국을 몰락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그는 뛰어난 법률 지식과 정치적 수완을 지녔지만, 이를 개인의 권력 장악에만 쓰면서 스스로 파멸의 길을 택했습니다.
 
오늘날에도 지록위마라는 말처럼, 거짓된 권위에 맞서 진실을 말하는 용기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하게 만드는 인물이죠.
 

관련 고사성어

 
  • 지록위마(指鹿為馬) : 거짓으로 권세를 휘두르는 자의 횡포
  • 군주민수(君舟民水) :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다 민심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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